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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 학습능력

‘외우는 공부’보다 ‘이해하는 공부’가 뇌에 더 오래 남는 과학적 이유

by 꼬미야~ 2025. 7. 11.

많은 학생들이 공부를 할 때 “무조건 외우면 된다”는 방식에 익숙합니다. 하지만 시험이 끝나고 나면 놀라울 정도로 기억이 사라져 있습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같은 양의 정보를 공부했지만 훨씬 더 오래 기억하고, 응용까지 잘 해냅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암기력의 차이가 아니라,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뇌는 단어를 그대로 저장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보를 의미 있게 연결하려는 네트워크로 작동합니다. 이 글에서는 외우는 공부보다 이해하는 공부가 왜 더 오래 남는지를 뇌과학적으로 풀어보고, 그 원리에 기반한 학습 전략을 함께 제안합니다. 공부의 효율은 기억의 깊이에서 오며, 기억의 깊이는 이해에서 시작됩니다.

 

1. 뇌는 정보를 ‘의미 중심’으로 기억한다

정보를 기억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은 단어나 문장을 저장하는 것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뇌는 단순한 텍스트보다는 그 정보의 의미, 맥락, 연결성을 중심으로 기억하려는 경향을 가집니다. 이 뇌의 기본 구조 때문에 단순한 암기보다는 ‘이해를 통한 저장’이 훨씬 더 효과적인 방식이 됩니다.

  1. 해마는 새로운 정보를 의미로 연결해 저장합니다.
    뇌의 해마(Hippocampus)는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창구이자, 이를 장기 기억으로 넘기는 필터 역할을 합니다. 해마는 데이터를 단편적으로 저장하지 않고, 이미 알고 있는 개념, 경험, 감정과 의미 기반의 연결을 시도합니다. 예를 들어, ‘지구는 태양을 돈다’라는 문장을 단순히 외우는 것보다, 왜 그렇게 움직이는지 이해하는 과정에서 기억은 훨씬 더 오래갑니다.
  2. 단순 암기는 저장은 되지만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무작정 외우는 학습은 주로 단기 기억이나 작업 기억에 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데 집중합니다. 이 경우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는 비율이 낮고, 며칠이 지나면 쉽게 사라지게 됩니다. 뇌는 의미 없는 정보에 에너지를 오래 쓰지 않으려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3. 의미 기반 정보는 호출이 쉬워집니다.
    정보를 구조적으로 이해하면, 단순히 한 문장을 외운 것이 아니라 그 개념이 머릿속에 ‘지도’처럼 저장됩니다. 그 결과 다양한 질문이나 상황에서도 그 정보를 쉽게 떠올릴 수 있게 됩니다.

 

2. 이해하는 공부는 더 많은 뇌 회로를 동시에 활성화한다

단순 암기는 주로 언어 정보를 담당하는 부위에서 제한적으로 처리되지만, 이해하는 공부는 뇌의 다양한 부위가 동시에 작동하는 고차원적 작업입니다.

  1. 전전두엽은 논리 구조를 해석하고 구성합니다.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은 개념을 비교하고 분석하며, 논리적인 구조를 만들어내는 데 관여합니다. 공부할 때 개념 간 관계를 이해하거나 원리를 스스로 설명하려고 할 때, 이 부위가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학습을 강화합니다.
  2. 측두엽은 언어와 개념을 해석합니다.
    이해를 위해 문장이나 단어의 의미를 해석하는 과정에서는 측두엽(Temporal Lobe)이 활성화됩니다. 전전두엽과 측두엽이 함께 작동할 때, 정보는 단순히 암기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지식으로 재구성됩니다.
  3. 복합 회로의 활성화는 시냅스 강화에 유리합니다.
    한 부위만 사용하는 것보다 여러 뇌 영역을 동시에 쓰면, 시냅스 연결이 더 깊고 넓게 강화됩니다. 이로 인해 이해를 통한 학습은 외우기보다 기억 유지력이 훨씬 높습니다.
  4. 이해는 장기 기억 전환율을 높입니다.
    단기 기억에 머무는 정보가 장기 기억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뇌가 그 정보를 ‘중요하다’고 판단해야 합니다. 이해는 정보에 가치를 부여하고, 그로 인해 장기 저장 회로가 더 잘 작동하게 만드는 촉매 역할을 합니다.

 

3. 이해 중심 학습은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까지 끌어올린다

공부는 단순히 정보를 암기하는 것을 넘어서, 정보를 활용하고 응용하는 능력을 요구합니다. 이해 기반 학습은 뇌의 이러한 기능까지 함께 강화시켜 줍니다.

  1. 핵심 정보 선택 능력이 향상됩니다.
    문제를 풀거나 개념을 정리할 때, 어떤 정보가 본질적인지를 판단하는 능력은 이해력을 바탕으로 길러집니다. 단순 암기는 모든 정보를 동일하게 다루지만, 이해한 사람은 중요한 정보와 부가 정보를 구분해 집중할 수 있습니다.
  2. 사고의 확장과 응용이 쉬워집니다.
    이해된 개념은 다른 개념과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뇌는 연결된 정보를 더 오래 기억하고, **새로운 문제에 적용하는 능력(전이 능력)**을 키워줍니다. 이로 인해 학습한 내용을 실제 상황에 응용하는 힘이 생깁니다.
  3. 창의성과 논리성이 함께 발달합니다.
    이해하는 과정은 단순히 외운 내용을 재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지식에 새로운 구조를 덧붙이는 창의적 사고를 유도합니다. 동시에 논리적으로 구조화된 정보는 분석력과 표현력도 함께 향상시킵니다.
  4. 비판적 사고가 가능해집니다.
    이해 기반 학습을 하면, 단지 외운 내용을 믿기보다는 “이게 맞을까?”, “다른 방식은 없을까?” 하는 식으로 질문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뇌는 문제를 다면적으로 바라보는 힘, 즉 비판적 사고력을 갖추게 됩니다.

 

 

4. 이해력을 높이는 실전 학습 루틴 4단계

단순 암기에서 벗어나 ‘이해하는 공부’를 실천하려면, 일상 속 학습 습관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아래는 이해력을 높이고 뇌 회로에 더 오래 남기는 데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학습 루틴입니다.

  1. 핵심 개념을 스스로 설명해 보세요.
    공부한 내용을 말로 설명하거나, 글로 정리해 보는 습관을 들이세요.
    설명이 가능하다는 건 이해가 충분하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입니다. “내가 이걸 말로 풀 수 없다면,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라는 기준을 적용해 보세요.
  2. 질문을 만들고 스스로 답해보세요.
    단순히 내용을 복습하는 대신, ‘왜 그렇지?’, ‘다른 상황이라면 어떨까?’ 같은 질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문은 뇌에게 정보를 처리할 이유를 제공하고, 사고력을 동반한 기억 회로를 만들어줍니다.
  3. 마인드맵이나 도식으로 시각화하세요.
    머릿속 개념을 시각적으로 정리하면 뇌는 더 쉽게 구조를 파악하고 저장합니다.
    특히 복잡한 주제일수록 도표나 흐름도를 통해 정보 간 관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습관은 기억 유지에 효과적입니다.
  4. 실생활 또는 다른 과목에 적용해 보세요.
    이해된 개념은 어디에든 연결할 수 있어야 진짜 실력이 됩니다.
    예를 들어, 과학에서 배운 원리를 뉴스 속 기술 사례에 연결해 본다든지, 역사적 개념을 현재 사회 문제와 비교해 보는 식의 응용이 중요합니다.
    이런 과정은 뇌에게 ‘이 정보는 자주 쓰일 수 있는 중요한 것’이라는 신호를 주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외우는 공부는 단기 기억에 의존하며 빠르게 사라지는 경향이 있지만, 이해하는 공부는 뇌의 여러 회로를 동시에 자극하고 더 오래 지속되는 기억 구조를 만듭니다. 뇌는 단어보다 의미를 기억하며, 의미는 연결을 통해 만들어지고 응용됩니다. 공부의 효율을 높이고 진짜 실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더 많이 외우기보다는 더 깊이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외우는 공부’보다 ‘이해하는 공부’가 뇌에 더 오래 남는 과학적 이유
‘외우는 공부’보다 ‘이해하는 공부’가 뇌에 더 오래 남는 과학적 이유